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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 - 고려 시대의 문학

 

<시가 문학>

01. 고려 가요

-현전하는 고려 시대의 노래 중 경기체가 이외의 국문 시가에 대한 편의적인 지칭 : 그렇기에 단일한 시가 양식으로서 공통 원리와 속성을 가진다고 섣불리 가정하는 것은 위험. 현전하는 고려 가요는 고려 시대 시가의 전모를 두루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려조 궁중 음악의 일부분으로 조선조에 전해지고 다시 조선 초기의 구악 정리 과정을 거쳐 문헌에 남겨진 작품들인 것임. 대부분의 작품은 인간의 보편적인 삶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음 : , 고려인의 삶에 대한 소박하고 진솔한 정서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님.

1) 이별 노래의 쌍벽, <가시리><서경별곡>

-<가시리>: 고려 가요 중 민요적 율격과 전통적인 이별의 정한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됨.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애절한 마음을 간결한 형식과 진솔한 언어로 표현함. 직설적인 언어에 의존하면서도 시적 호소력이 매우 강한데, 시적 화자의 어조와 심리의 흐름 속에 진솔한 감정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 특징 중 하나는 사용된 언어가 순수한 우리말이어서 쉽게 이해가 되고, 사용한 말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숨은 사연을 생각하게 한다는 것. 하지만 남녀평등의 관점에서 보자면, 여성이 비주체적으로 등장한다는 한계점을 가짐.

-<서경별곡>: 남녀의 이별과 이에 따른 슬픔의 정서가 가장 잘 드러난 작품. 이별을 거부하고 임과 함께 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사랑과 애정을 강조하는 시적 화자의 모습을 통해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사랑의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음.

2) 고려 가요의 백미 <청산별곡>

-적절한 비유와 고도의 상징성, 빼어난 운율미와 정제된 형태미로 고려 가요 중 문학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음 : 당시 내우외환에 시달리던 고려인들의 현실 도피적 태도가 잘 드러나 있으며, 삶의 고뇌와 슬픔이 매우 진솔하고도 절실하게 표출되어 있음.

3) 그 밖의 고려 가요

<동동>

현전하는 월령체 노래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달에 따라 임과 이별한 여인의 애절한 사랑과 고독, 그리움을 형상화한 작품. 한 편의 작품이 여러 연과 중첩되어 이루어지는 분절체 형식이라는 점과 후렴구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 가요의 전형적 특징이 드러남.

<상저가>

간결하고 소박한 언어와 밝은 분위기 및 경쾌한 여음 사용 : 방아를 찧으며 부르던 노동요로 추측.

<사모곡>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을 예찬하는 노래 : 작가 계층이 농민층일 것으로 추측(비유의 대상으로 낫, 호미)

※ 고려가요는 궁중 음악의 가사로 정착되는 과정에서 많은 개작이 가해져서 본래적 성격을 상실한 것도 존재함. : 조선 시대 사대부들에 의해 남녀상열지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인간의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성은 높이 살만 함.

<만전춘>

표현 면에서 관능적이고 감각적인 언어 표현이 지배적임. 비유와 상징, 반어와 역설 등을 통하여 남녀 간의 사랑을 강하게 노래하고 있음.

<쌍화점>

당시의 퇴폐한 성윤리를 보여 주며 그것을 풍자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음. 표현면에서 뛰어나고, 봉건 시대의 금기이던 왕궁과 제왕을 비유하고 있는 점도 특이함.

<유구곡>

자연에 대한 예찬을 소박하게 형상화, 진솔한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함.

<이상곡>

청상과부의 번민과 가신 임을 그리워하는 일편단심으로 저승길에서나마 재회를 기약하는 애절한 마음.

<처용가>

처용의 모습과 역신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고 역신에 대한 분노가 극적으로 표현됨.

<도이장가>

이두식 표기로 된 향가 형식의 노래, 8구체를 4구씩 둘로 나누어 지었음. 향가 형식의 노래가 고려 중기까지 남아 있었다는 증거로 활용.

<정과정곡>

충신연주지사의 원류이자 유배 문학의 효시가 되는 작품.

 

 

02. 경기체가

-13세기 초에 출현하여 고려 후기와 조선 전기 동안 간헐적으로 창작되다가 그 이후에는 거의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시가 형태

-까다로운 형식적 제약과 특이한 관습을 지님 : ‘경 긔 엇더하니잇고’, ‘경기하여라는 구절이 되풀이됨.

-각 장마다 여음이 붙어 반복되거나 분절되며, 객관적 사물을 묘사하고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향락과 풍류적 분위기를 드러내는 문학 양식.

-제목에 공통적으로 별곡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 별곡체라고도 함.

1) 사대부 문인들의 넘치는 자신감을 표현한 <한림별곡>

-고려 고종 때 한림원의 여러 선비들이 지은 노래로, 현전하는 경기체가 중 가장 오래된 작품. 무신의 난 이후 새롭게 중앙정계에 진출한 신진 사대부들의 자신감과 호방한 의식 세계가 반영되었다고 보는 관점과 문인들의 퇴영적이고 향락적인 기풍을 나타냈다고 보는 견해로 나뉨.

-8장의 연장체로 되어 있으며, 각 장은 전대절 4행과 후소절 2행의 총 6행으로 구성됨. 전대절에서는 작가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것이나 친숙한 사물들을 나열한 뒤 후렴구로 마무리하였으며, 후소절에서는 자신들의 모습을 강조하면서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음.

-한문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인간의 삶과 고민을 진지하게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 받기도 함.(이황, 도산십이곡발문)

2) 관동의 아름다운 경치를 읊은 <관동별곡>

-고려 말엽의 문인 안축의 경기체가로, 강원도 존무사로 있다가 돌아오는 길에 관동의 경치 보고 읊은 노래. 실재하는 자연을 주관적 흥취로 여과하고 관념화하여 그 미감을 절도있게 표출함으로써, 사대부 특유의 세계관을 작품으로 승화하였음.

 

 

03. 시조

-우리 문학의 전통적 양식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사람들에 의해 창작되고 불린 다수의 작품이 현전하는 갈래

-3612어절로 이루어진 간결한 형식, 절제된 언어, 담백한 미의식을 담아낼 수 있는 서정적인 구조 보임.

-고려 말엽에 발생하였지만, 조선 시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융성함.

 

1) 우탁, 이조의 시조

-우탁, <탄로가> : 여유 있는 마음으로 남은 인생을 밝게 살아보려 하는 의욕적인 내용으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작가 정신이 깃들어 있음.

-이조년, <다정가> : 고독과 애상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 화자가 느끼는 한의 정서를 청각적으로 매끄럽게 형상화하고 있음.

2) 하여가와 단심가

- 새로운 왕조를 세워보자는 의도를 우회적으로 전한 <하여가> : 암시적인 표현 사용

-고려 왕조에 대한 변함없는 충정과 절개를 표현한 <단심가> : 직설적인 어법으로 대응

-cf. 고려 왕조를 위한 장군의 기백 읊은 시조를 지은 최영

 

 

04. 한시

1) 자주적인 민족사, 이규보의 <동명왕편>

-5282구로 된 우리나라 최초의 건국 영웅 서사시. 동명왕 신화 속에 지금은 전하지 않는 구삼국사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국문학사상 중요한 의미, 동명왕 신화의 내용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그의 영웅적 모습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음.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탈피하여 우리 민족의 우월성 및 고려가 위대한 고구려를 계승하고 있다는 고려인의 자부심을 전하겠다는 의도에서 지어진 것으로, 작가의 국가관과 민족에 대한 자부심, 외적에 대한 항거 정신이 잘 나타나 있음.

2) 이별 시의 대명사, 정지상의 <송인>

-이별 시의 절조라고 평가받는 작품. 명나라 사신들까지 신품이라고 극찬하였음. 결구에서 이별의 의미를 개인적 차원에서 보편적 차원으로 바꾸어 놓았음 : 이별의 눈물이 모인 집랍체를 대동강 물로 형상화함으로써 이별에서 오는 슬픔의 정도를 극대화하였음.

3) 탐관오리의 횡포를 고발한 이제현의 <사리화>

-유행하던 우리말 노래를 한시로 옮겨놓은 것, 7언 절구의 한역시로 이루어져 있음. 세금은 무겁고 권력자들은 수탈하므로 백성들이 이를 참새가 곡식을 쪼아먹는 것에 빗대어 노래를 지었음. 농민들의 마음은 헤아리지도 않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수탈을 일삼는 탐관오리의 횡포를 고발.

 

<서사 문학>

01. 가전체

-가전체는 어떤 사물을 그 사물 자체의 내용, 속성, 가치 등을 활용하여 사람처럼 표현하되, 의인화된 인물의 행적을 통해 교훈을 전달하려 하는 문학 양식: 사물을 사람처럼 허구화하여 표현하다 보니 사람의 일대기인 전의 형식을 따르게 되는데, 가짜 전기이므로 가전이라 함.

-‘인물의 가계->인물의 행적->인물의 평가의 방식으로 글이 진행되며, 사신의 평이 글의 끝부분에 붙어 있음.

-가전이 지닌 의 형식과 사물을 의인화하는 허구적 성격은 소설의 발생에 영향을 미쳐  ‘~이라는 허구적 서사물이 탄생하게 됨 : 이것은 고대 소설로 이어지게 됨.

-역사적 전거를 관념적으로 나열하고 있으며, 작품 내적 세계의 독자성이 확보되지 않아서 소설에 비해 서술적 형상화가 미흡하다는 한계가 있음.

 

1) 술의 폐해를 보여 준 <국순전>

-현재 전해지는 가전체 중에서 가장 먼저 쓰인 작품 : 술을 의인화하여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풍자. 술의 장, 단점을 신하와 임금의 관계에 적용하고 더 나아가 인간의 삶 전체에 활용하고 있음.

2) 돈의 폐해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작품 <공방전>

-문헌상으로 남아 있는 가전체 중 최초의 작품으로 추정. 겉으로 둥글다라는 표현은 돈의 긍정적인 측면, 속으로 모난 것이라는 표현은 돈의 부정적인 측면을 각각 의미. 돈을 우선시하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재물에 대한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줌.

3) 맑은 술을 의인화한 <국선생전>

-국선생전을 지은 이규보는 임춘과 더불어 가전체의 대표적인 작가. 술의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 : 평상시에 신하 된 도리를 굳게 지키고 물러나야 할 때를 알았다는 점 강조

4) 벼슬에 나아간 거북의 이야기 <청강사자현부전>

-거북을 의인화한 것으로, 작품의 끝부분에 사신의 평이 이어짐 :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언행을 신중히 해야한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음. 점을 치는 것이 인간의 삶을 구원하는 방책이 아님을 드러내며, 작품의 중간에 현부의 노래와 같은 시를 삽입하여 문학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음.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로 계승됨.

cf. 기타 작품들

<저생전>

종이를 의인화한 글 - 가전체가 점차 생활 주변에서 소재를 취했음을 의미.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문학을 통해 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선비로서 올바른 삶을 이야기하고 있음. 또한 이 작품은 작품에 끝부분에 평이 없는데, 이것은 형식의 변화를 의미함.

<죽부인전>

대나무를 의인화하여 주인공인 죽부인은 절개를 상징하는 인물로 형성. 유교적, 교훈적 가치관인 열을 주제로 하여 남녀 관계가 문란하던 당시 사회상을 우회적으로 풍자. 열을 주제로 하는 후대 작품인 <춘향전>으로 이어짐.

<정시자전>

지팡이를 의인화했지만 일대기를 서술한 것은 아님. 꿈을 이용한 점과 대화체로 기술한다는 점에서 다른 가전체 작품과 구별되는 특징. 부패한 불교 사회의 단면을 고발하면서 승려와 지도층에 대한 반성을 촉구.

 

 

02. 한문 산문과 패관 문학

-문인 관료층에 의해 다양한 한문학 양식들이 수용되면서 풍부한 작품이 창작되고 많은 문집들이 만들어짐. 이러한 작품집들은 패관 문학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패관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을 수집하고 기록하여 조정에 보고하고 정사를 반영하는 벼슬을 뜻했음 이들에 의해 수집된 이야기는 창의성이 가미되고 윤색

한문학 양식 중 하나인

사물의 이치를 풀이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펴는 글로써, 사실과 의견의 2단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비유의 기법을 사용하여 강한 교훈성을 제시하는 특징이 있음.

1) 우리나라 최초의 비평서 이인로, <파한집>

-우리 문학사에서 비평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 : 문학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알 수 있음. 시에 얽힌 일화에다 시평을 곁들이고, 문학 일반론까지 보태어 잡록이라 할 수 있음 : 단순히 한가함을 깨뜨리기 위해 취미 수준으로 쓴 책이 아니라 우리나라 고전 시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

cf. <월등사죽루죽기>: 이인로의 한문 수필로써 자연물을 인생에 빗대어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 태도를 알려줌

2) <파한집>을 보완하는 책 <보한집>

-고려 시대의 3대 비평 문학서로 일컬어짐(<파한집>, <역옹패설>). 문학의 본질에 대한 견해와 편찬 의도를 드러내고 있음.

3) 백운거사의 문학 이야기 <백운소설>과 한문 수필들

<백운소설> : 이규보가 시 창작 일화와 시에 대한 비평을 비교적 짧은 이야기로 엮어놓은 문집. 이규보의 문학관과 고려 당대의 문학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음. 시의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며, 역사의 흐름에 따라 글을 전개하고 있음.

<경설> : 거울을 소재로 하여 통념을 뒤엎으면서 삶과 처세에 대한 이규보의 철학을 드러내고 있음. 통념을 뒤집는 개성적인 시각과 사물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음.

<이옥설> : 행랑채 수리 과정에서 얻은 실생활의 경험을 삶의 이치와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적용한 수필. 유추의 방식을 잘 적용하여 교훈성을 추구하고 있음.

<슬견설> : 이와 개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손님과 나의 대화 형식을 변증법으로 이끌어감. 일상적이고 대조적인 소재를 잘 활용하면서 주제를 이끌어 내어,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룸.

<뇌설> : 우렛 소리를 듣고 나의 잘못은 없는지 반성한다는 내용으로 교훈성을 지님.

<주뢰설> : 일상의 하찮은 일조차 뇌물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통해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부패상을 강조. 현실에 대한 강한 절망감을 간결하게 내용을 전개함으로써 주제를 강렬하게 부각시키는 효과를 거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