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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공부가 필요하다.

 

#1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고3의 한 학부모가 모의고사 성적표를 들고 상담을 왔다. 우리 애가 고려대를 가려고 하는데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성적표를 보니 국수탐 모두 5등급. 대략 난감한 상황. 솔직히 힘들겠다고 하니, 점수가 모두 90점대 후반인데도 고려대를 못 보내느냐고, 그렇게 실력이 없냐고 버럭 고함을 내질렀다.  원점수와 표준점수의 차이를 전혀 모르는 상태.

 

#2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은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의 말소리가 들려 왔다. 부산대는 수시모집이 없기 때문에 정시로만 지원해야 한다고 아이가 말했다는 것. 아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어머니는 그렇다 하더라도 맞은 편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아버지(?).

 

#3

 

일 주일에 20분씩만 수능국어 개인과외를 해줄 수 있냐고 찾아온 학부모에게 뭐라고 대답을 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충격이 컸던 것일까.

 

#4

 

잦은 입시제도 변화도 문제지만 교육 뉴스라도 들여다보는 게 최소한의 부모 자격이 있는 건 아닐까? 동년배들의 모임에서도 자연스럽게 교육 문제를 화두로 던져볼 수는 없었을까?

 

#5

 

국어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덧붙이면, 국어 성적은 안타깝게도 엄마의 학습 경험의 영향이 큰듯하다. 학습 경험이 짧을수록 국어는 쉽다는 미신에 사로잡혀 있다.